연속성(continu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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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Wave by David Orias

연속함수(continuous function)는 직관적 의미에서, 정의역의 값이 ‘연속적’으로 변할 때 대응되는 함수값 역시 ‘연속적’으로 변하는 함수를 말합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정의역의 값이 ‘살짝’ 변할 때 대응되는 함수값 역시 ‘살짝’ 변함을 의미합니다.  연속성은 우리에게 익숙한 성질입니다. 거의 모든 물리적 현상, 이를테면 물체의 움직임은 시공간 속에서 연속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연속성에 대해 수학자들이 수세기동안 연구하여 아주 재미있는 결과가 많이 있는데요, 이런 내용을 다루는 학문을 위상수학(Topology)이라 합니다. 위상수학에서는 모든 것을 열린 집합(open set)의 언어로 공리화합니다. 함수의 연속성은 위상수학에서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게 표현됩니다.

f:X\rightarrow Y위상공간 X, Y 사이의 함수라 합시다. Y의 모든 열린 집합 U에 대해 f^{-1}(U)X에서 열린 집합일 때 f를 연속이라 말합니다.

이 정의는 직관적 의미의 연속성과 일치합니다. x\in X의 값이 x'으로 살짝 변할 때 y=f(x)y'=f(x')로 변한다고 합시다. x'x와 충분히 가까우면 y'y와 충분히 가깝다는 것이 위에서 설명한 직관적 의미의 연속성입니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x 주위에 충분히 작은 이웃(열린 집합)을 고르면 그 상 역시 y 주위의 충분히 작은 이웃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즉, y를 포함하는 어떤 열린 집합도 x를 포함하는 어떤 열린 집합의 상을 포함한다는 의미이며, 열린 집합의 합집합이 열린 집합이기에 이는 곧 열린 집합의 역상(inverse image)이 열린 집합이라는 것이 됩니다.

특히, 주어진 위상공간이 거리공간(metric space)인 경우, 이 정의는 해석학에서 주로 사용하는 \epsilon-\delta 정의가 됩니다. 즉, f:X\rightarrow Y가 거리공간 사이의 함수라면 f가 연속인 것의 정의는 각 x_0\in X에서, 모든 \epsilon>0에 대해 \delta>0가 존재해서 d_X(x,x_0)<\delta \Rightarrow d_Y(y,f(x_0))<\epsilon인 것입니다.

연속성은 열린 집합으로, 즉 위상공간의 위상(topology)을 이용해 정의되므로 공간에 어떤 위상을 주느냐에 따라 연속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원하는 경우 공역(codomain)의 위상을 더 밀한(finer) 위상을 주어 더 강한 조건의 연속성을 요구하거나, 혹은 반대로 더 소한(coarser) 위상을 주어 더 약한 조건의 연속성을 다루기도 합니다.

함수의 연속성은 어떤 측면에서 공간의 연속성과 비슷합니다. 일반적인 위상을 준 유클리드 공간(Euclidean space)에서 정의된 함수가 연속적인 것은 그 함수의 그래프가 ‘연속적으로’ 생긴 것과 일치합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연속성은 시간 좌표로써 구간(interval) I=[0,1]을 곱해주어서 수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위상공간 X, Y가 주어졌을 때 f:X\rightarrow Y 형태의 연속함수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연속함수 F:X\times I \rightarrow Y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F(x,t)=f_t(x)와 같이 쓴다면, F는 연속함수들 f_t의 연속적인 변화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때 Ff_0f_1사이의 호모토피(homotopy)라고 합니다.

호모토피는 시간에 따른 연속적인 변화를 아주 잘 표현해줍니다. 호모토피에 대해서도 재미있는 결과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을 모아서 호모토피 이론(homotopy theory)이라고 부릅니다. 호모토피뿐만 아니라 이와 깊게 관련된 개념으로 호몰로지(homology)코호몰로지(cohomology)가 있는데, 이러한 개념들이 대수적 위상수학(algebraic topology)에서 핵심을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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